유별난 우리 아이, 어떻게 하죠?

리사33 0 495 2016.06.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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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대꾸부터 잔소리에 잘난 척까지,

내 아이지만 한번 ‘콩’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울 때도 있고 저러다 혹여 친구들에게 미움이라도 살까 걱정스럽다.

똑똑한 걸까, 유별난 걸까?

 

이제껏 고분고분하고 말 잘 듣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왜요?”라고 되묻더니 이제는 하나둘 따지기 시작한다.

“그건 왜 그런데요? 저번에는 그게 아니라면서요.”

어찌나 논리정연한지 어른 체면 안 서게 아이 앞에서 말문이 턱 막히기도 수차례. 아이를 붙들고 말싸움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어 은근 고민스럽다.

누굴 닮았는지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은 기본, 여기저기 아는 척하며 끼어들고 잔소리까지 해대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답답할 뿐이다. 집에서만 그러면 그런가보다 하는데 친척 어른이나 지인에게까지 ‘따지고 들면’ 당황스러움이 배가된다.

“아이가 참 똑 부러지네요.” 칭찬 아닌 칭찬(!)을 건네는 지인 앞에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건 오롯이 부모의 몫이다.

 

5~7세 아이들을 보면 또래에 비해 유독 유별난 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잘난 척을 심하게 하는 아이, 친구들을 고자질하는 아이, 어른들 세계에 끼고 싶어 하는 아이 등 소위 ‘튀는’ 아이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다는 것.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보니 주변의 분위기나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방식대로 주변에 적응해나가려는 성향이 강하다. 또 자기주장이 강하고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의 기질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유형의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와 대화할 때 자기 뜻을 굽히지 않으려는 아이의 방어적 태도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굳이 따지고 보면 잘못된 행동은 아니기에 혼을 낼 수도 없어 무시하거나 얼버무리기 일쑤. 간혹 너무 당황한 나머지 화를 낼 때도 있다. 발달 전문가들은 만일 자녀가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처음부터 아이의 언행을 지적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일단 아이의 말과 행동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부모의 의견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제시해서 아이의 또 다른 궁금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을 응시하며 대화하되 아이의 말은 끊지 말고 경청할 것. 버릇없는 행동이라며 말을 끊어버리거나 무성의하게 대답하면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게 되므로 주의한다. 단, 아이의 말과 행동이 주변의 어른들이나 친구들을 불편하게 할 정도라면 부모가 적절히 개입해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아이의 유별난 행동을 보다 순화시켜 다른 이들로 하여금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으로 대처해야 한다.

Case Study
“도대체 왜 이러는 건가요?”

특별히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혼을 낼 수도 없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유별난 자녀로 인해 마음고생 중인 엄마들의 고민에 전문가들이 그 원인과 적절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Q. 아이가 자꾸 남을 가르치려 들고 어디서든 아는 척을 해요. 제 눈에는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 친구도 많이 사귀어야 할 텐데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이에요. 친구한테 “그것도 몰라? 이건 ○○야” 식의 말을 자주 해서 다투기도 하거든요.

A. 이런 아이는 자신이 무척 특별하다는 혹은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큽니다. 늘 자신감이 넘치고 활달하며 남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합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므로 자존감이 무척 높다고도 할 수 있지요. 부모는 아이의 말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더불어 겸손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을 때 친절하게 가르쳐주면 너는 더 인기가 많아질 거야”라고 이야기하고 친구 등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때 칭찬하고 격려해서 이타심을 길러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5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유치원에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이 웃으며 아이가 “선생님, 많이 힘드시죠?”라면서 점잖은 투로 말을 건넸다고 하시는 거예요. 아직 한창 어리광 부릴 나이에 너무 어른스럽게 구는 것도 걱정이에요.
A. 아이가 어른스러운 척하는 것은 그러한 행동을 통해 자신의 독립성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는 선생님에게 종속적이라기보다 독립적인 생각과 판단을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거죠. 너무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게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단, 너무 과도하다면 아이의 행동을 받아들이되 제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일 때 더욱 인정하고 칭찬하는 반응을 보이세요. 스스로 내적 욕구를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했을 때 충분히 들어주고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듯한 태도나 발언을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Q.  6세 딸아이가 철이 일찍 든 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 부부는 매일 아이에게 혼이 난답니다. 항상 엄마 아빠에게 ‘불은 꼭 끄고 다녀야죠’, ‘할머니께 인사하세요’, ‘밥 먹고 양치는 바로 해야죠’, ‘누워서 책 보지 마세요’ 등등 잔소리를 멈추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기특했는데 계속되니 은근 스트레스네요.
A. 통제 욕구가 많은 아이의 특징입니다. 이러한 성향의 아이는 무엇이든 자신의 생각대로 되어야만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옳고 그름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가 강한 편이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하려고 하지요. 이렇게 말해보세요. “그래, 네 말이 맞아.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더라도 때때론 그냥 넘어가는 것이 좋단다.” 평소에 부모가 아이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면 아이가 그대로 보고 배울 수 있으니 이 점 또한 유의하세요.

"아이의 질문이나 대답에 말문이 막혔을 때는 무조건 다그치기 보다 아이가 납득할 만한 이유와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저번에는 우리 ○○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원래 안 되지만 엄마가 한 번 경험하게 해준 거야. 이따 우리 놀이터 철봉에서 매달리기 할까?” 식으로 이유를 설명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7세 딸이 친구에게 ‘편식하면 선생님한테 혼난다’, ‘물건을 던지면 안 된다’ 등등 자꾸 잔소리를 해요. 얼마 전 친구 엄마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화를 했을 정도예요. 더 크면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고민됩니다.
A. 유아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므로 자기주장이나 기분을 누르기가 어렵습니다. 자기가 아는 것을 친구가 모르거나 자신은 능숙하게 하는 걸 서툴게 해내는 걸 보면 가만있지 못하는 거죠. 친구에게 매번 잔소리를 할 정도라면 자신이 친구보다 더 우월하기 때문에 당연히 친구가 내 말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친구와 아이가 서로 동등한 관계라는 걸 잘 설명해줘야 합니다. 친구들끼리 잘못을 지적하거나 잔소리하는 것은 삼가야 할 행동임을 분명하게 이해시키세요. 또한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은 아이의 경쟁심을 부추기므로 피해야 합니다.

Q. 아이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얼마 전부터 말대꾸를 하네요. 그런데 그 말이 너무 논리적이랄까요? 엄마가 반박할 수 없게 허를 찌르는 식의 말대꾸를 해요. “동생이랑 싸우지 마세요” 하면 “엄마도 아빠랑 싸우잖아요”라는 식이에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논리적인 성향이 강한 아이입니다. 이런 아이는 실제로 논쟁을 즐깁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투려고 하기보다는 논쟁 자체를 좋아하고 ‘왜?’라는 호기심도 많습니다. 그러니 부모님은 더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도 싸우지만 반성하고 있단다. 네가 동생이랑 싸우는 것도 나쁜 행동이야”라고 이야기하세요. 가장 나쁜 응대는 “어디서 어른한테 말대꾸야?”라면서 힘으로 누르려는 겁니다. 이는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논리가 아니라 힘이 더 중요하다는 그릇된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Q. 상황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른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6세 아들이 “저번에는 됐는데 왜 지금은 안 돼요?”라고 물어보면 당황스러워요. 지하철 안에 사람이 없을 때 손잡이에 한 번 매달리게 해줬더니 계속 조르기에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럼 사람들 없을 때는 매일 해도 돼요?”라고 묻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요.
A. 6~7세 아이들은 아직 융통성 개념이 부족합니다. 자신이 보고 지각한 대로 믿으며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므로 상황에 따른 사고를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부모는 규칙을 일관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아이가 예전 상황을 꺼내어 반문할 경우 부모는 그때의 판단이 부족했음을 인정하세요. “사람이 없을 때도 손잡이에 매달리면 안 되는데 엄마가 그만 실수를 했어.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말문이 막혔을 때는 엄마 아빠가 잘못 생각했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이유와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저번에는 우리 ○○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원래 안 되지만 엄마가 한 번 경험하게 해준 거야. 이따 우리 놀이터 철봉에서 매달리기 할까?” 식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논리적으로 짧게 설명을 이어나간 후 아이의 말이 틀렸다고 말하기보다 엄마의 말이 더 옳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대응해주면 오히려 아이의 논리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Q. 큰아이가 유난히 셈에 관심이 많고 금전에도 밝은 편이에요. 어느 날 마트에 같이 갔는데 영수증을 보더니 “어휴” 하면서 한숨을 쉬어 깜짝 놀랐어요. 둘째는 “엄마가 돈이 없어서 못 사줘”라고 하면 “카드 있잖아요”라고 말하는데, 큰아이는 “우리 가난해서 못 사. 아껴야 해”라며 동생을 혼내더라고요. 아이들 앞에서 한 번도 돈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이런 말을 해서 당황스러웠어요.
A. 아이에게 경제관념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즉,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으면 위기 상황이 초래됨을 인식하는 것이지요. 대다수의 부모가 “어린애들은 몰라도 돼”라며 아이들의 경제적 호기심을 꺾곤 하는데 이는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욕구 충족보다는 부모님의 처지와 형편을 헤아리는 것이니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배려심도 깊은 아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러니 “우리 ○○가 부모님 생각도 해주고 훌륭하다”라고 칭찬해주세요. 또 “엄마 아빠가 갖고 있는 돈에 맞춰서 물건을 사는 거니까 가난해질까 봐 걱정할 필요 없어” 식으로 적절히 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Q. 7세 아들이 같은 반 친구나 동생들의 행동을 자꾸 고자질해요. 잦은 고자질 때문에 주변에서 우리 애를 미워할까 봐 걱정돼요.
A. 고자질하는 아이의 심리적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왜 고자질을 하는지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정의감에 불타는 아이도 있고, 주목받지 못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고자질할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혹시 나쁜 짓을 한 아이가 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안 보이는 곳에서 벌을 주어 고자질을 부추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만약 아이가 고자질이 왜 잘못된 행동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다 작은 잘못을 할 수 있어. 하지만 그때마다 매번 야단맞는 것은 아니란다. 네가 A. 고자질을 하면 친구들이 오히려 너를 미워하게 돼”라고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다른 아이의 나쁜 점을 들었을 때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별로 중요치 않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세요. 단, 아이가 친구의 폭력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행동까지 그냥 지나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대응해야 합니다.

Q. 7세 아이가 좀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아이답지 않은 근심, 걱정이 많아요. “엄마, 전쟁 나면 우리 다 죽는 거예요?”부터 시작해 “돈을 다 써서 집에 먹을 게 없으면 어떡해요?” 같은 질문을 자주 합니다. 궁금해서 묻는 것보다는 정말 걱정을 하는 게 문제예요. 아이에게 “그럴 일 없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없고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해요.
A. 유달리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겁이 많고 불안 성향이 높은 아이,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 특유의 통찰력을 타고난 아이인 경우 이런 성향을 보이곤 합니다. 먼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공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공감만으로도 아이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문제를 감추기보다 “전쟁이 나도 군인 아저씨들이 지켜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식으로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원민우(원민우아동청소년발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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